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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콰이어트 럭셔리, 올드 머니룩이 불편한 이유

by 칼디 KALD 2024.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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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ow 인스타그램

요즘 '콰이어트 럭셔리', '올드머니 룩' 패션 트렌드가 대 유행 중이다.

 

콰이어트 럭셔리, 올드머니가 대체 뭔데.. 조용한 명품? 오래된 돈? 인가 싶으면 맞다. 원래 직독직해가 직빵이다.

 

콰이어트 럭셔리는

'조용하게, 로고 하나 없지만 소재에서 번쩍 좌르르 광나서 명품인걸 모를래야 모를 수 없는 고급진 룩'이고

 

올드머니룩은

'대대로 가문, 집안이 부유해서 오래 전부터 전통 있고 돈도 많은 집안 출신들이 입고 다니는 뼈대 있는 금수저룩' 이라는 뜻이니까.

 

근데 이거..어디서 많이 들어본거 같다?

 

콰이어트 럭셔리, 올드머니 룩이란?

유명 패션지와 옥스퍼드 사전에서 정의한 콰이어트 럭셔리, 올드머니 룩의 정의를 보자.

The most timeless fashion trend of 2023 is loud but muted, unmissable but discreet, polished but relaxed: it’s quiet luxury.
- Vouge


Old Money: Used to refer to rich people whose families have been rich for a long time:
-Cambridge Dictionary
 

 

+ 프레피 룩도 마찬가지. 전통 있고 명문대 많이 보내고 학비가 어마무시한 사립 학교 교복 룩이다.

 

슬슬 느낌이 온다. 이거 너무 익숙해...........

 

콰이어트 럭셔리는 새롭지 않다.

사실 늘 있어왔다.

당연하다. 이건 예전부터 존재해왔던 룩이다. 수십년간 이름만 수없이 바뀌었을 뿐. 

미니멀 룩, 클래식 룩, 무채색의, 튀지 않고, 유행 안타고 우아하고 고급진 그런 룩이다.

 

애초에 콰이어트 럭셔리, 올드 머니 룩으로 유명한 사진 몇개를 보면 다 최근 사진이 아니라는게 그 반증.

 

 

콰이어트 럭셔리가 유행하는 이유?

1.  때가 됐다

늘 우리 곁에 존재해왔던 콰이어트 럭셔리 룩이 유행하는 이유는? 사실..때가 됐다.

 

몇년전에 로고플레이 (로고, 상표가 보이는 아이템)가 대 유행했었다. 극단적으로 온 몸에 '나 명품이요' 티 팍팍나는 코디가 대대적으로 인기를 얻었었다. 또 얼마전까진 세기말 Y2K 룩이 쏟아져 나왔다. 이 트렌드의 특징은 과하고 디테일이 많고 화려하다는것.

 

너무 유행하면 앞서나가는 사람들은 또 다시 새로운, 남들과 다른 것을 찾기 마련. 로고 플레이와 아예 정 반대인 미니멀, 클래식으로 트렌드를 바꿔 나간다. 극과 극이 통한다는 얘기가 이래서 나온건가 싶은 대목.

 

사실 이런 흐름은 몇년 전부터 슬금슬금 있었다. 지금 유행이 된건 이제서야 대중의 취향이 제대로 옮겨졌기 때문이다. 아마 얼리 어답터들은 콰이어트 럭셔리, 올드머니, 클린룩이 아닌 또 새로운 패션 트렌드를 찾아 떠났을 것이다.

무려 1943년부터 존재해왔던 혁신 확산 이론. 원래 옥수수 씨앗 전파를 설명하기 위해서 생긴 이론이나 테크 기술에 찰떡인 설명이라 그냥 테크 용어 처럼 쓰인다. 출처: 위키피디아

 

그러니까, 콰이어트 럭셔리가 대 유행하는 하는 지금은 다수의 대중(Early Majority + Late Majority) 가 트렌드를 흡수한 시기에 도달했다는 뜻.

 

 

2. 빈부격차의 심화

갑자기 웬 경제 얘기냐고?

왜냐면 콰이어트 럭셔리 룩 = 부자 룩이니까.

 

부자룩은 늘 갖가지 방식으로 존재해왔다. 옛날 용어로 치면 부내나는 룩, 고급진 룩, 청담동 며느리룩(이건 좀 결이 다르긴 하지만 어쨋든 키워드는 '돈'임)...후

근데 이 부자룩의 특징은 부자 "처럼 보이는" 룩이라는 거다. 진짜 부자가 아니라.

 

사람들은 원래 될 수 없는 것을 더 갈망한다.

전세계적으로 빈부격차는? 역대급으로 치솟는 중

근데 부자의 삶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인류 역사상 그 어느때 보다 더 많다. 게다가 나랑 별로 나이차 안나보이는 젊은 부자들도 매.우. 많다.

늘 부자 룩이 존재 했지만 지금 이 시대의 유행이 된 이유다.

 

특히 명품이 남녀노소 대 유행하던 2017~2021년 시기를 지나온 한국 + 온갖 SNS에서 컨텐츠 크리에이터들의 대거 등장 -> 명품 하울, 명품 입문백 추천, 럭셔리 라이프 스타일, 금수저 컨텐츠가 대유행의 결과를 낳았다.

게다가 인간이란 원래 희소한걸 사랑해서 뛰어난 외모 + 엄청난 경제력 + 아름다운 사진/영상 조합에 클릭을 안누를 수 없게 되는거지. 솔직히 이건 못참는다. 그럼 알고리즘 타고 더 유사 컨텐츠만 나오고..새벽 2시까지 릴스 숏츠 보고..미치겠다. 사람들이 점점 명품에 익숙해진다.

 

근데 내 주머니 사정은? 최악이다. 당신이 보통의 삶을 사는 일반인이라면 말이다. 월급은 그대론데 사과가 8천원하는 시대가 아닌가?

근데 부자들은 위기가 기회다. 위기에 더 돈 잘번다. 돈 많은 사람은 돈이 돈을 벌어서 차곡 차곡 기하급수적으로 자산 규모를 늘려나간다. 코로나때 마스크 장사로 떼돈 벌고, 키트로 떼돈 번다. 현금 들고 있다가 경제 위기에 주식 사서 몇배씩 먹는다.

 

https://www.bbc.com/korean/international-59545136

 

슈퍼 부자들, 팬데믹 이후 더욱 부유해졌다 - BBC News 코리아

반면 약 1억 명의 사람들은 극심한 빈곤에 빠졌다.

www.bbc.com

 

 

사람이 가질 수 없는걸 자꾸 접하게 되면 미친다. 자꾸 보여서 더 갖고 싶은데 살기는 더 팍팍해짐.

-> 가질 수 없다면 패션으로라도 즐기자 (작은 돈으로 럭셔리 사는 경제학의 립스틱 효과)

-> 근데 명품 티나는건 너무 유행 지남, 좀 안 흔하고 새로운거 없어? (경제학의 얼리 어답터)

-> 티 안나는 명품인 콰이어트 럭셔리/올드 머니 룩 대. 유. 행.

 

콰이어트 럭셔리 룩을 좋아하는 이유

난 콰이어트 럭셔리를 싫어하는게 아니다.

오히려 좋아하는 편. 다만 늘 있어왔던 그 스타일에 굳이 '콰이어트 럭셔리', '올드머니'니 라는 이름이 붙게된 요즘 세상이 참 각박하게 느껴질 뿐.

이제 로고 플레이는 자수성가형 졸부, 올드머니 태어날때 부터 부자인 찐 금수저라고 이름 붙이며 나눈다. (뉴머니  vs  올드머니) 실제 부자들이 뭐 입고 다니는지 평범한 사람들이 그렇게 잘 알기도 어려울텐데 말이다. 그냥 각자 스타일, 추구미의 차이 아닌가? (본인도 주변에도 찐부자 없어서 모름...ㅎ)

 

그냥 하나의 스타일에 이름은 붙인 마케팅 용어일 뿐이고 그 마케팅이 기가막히게 잘 먹히고 있다.

 

앞서 올드머니룩, 그러니까 클래식하고 미니멀한 스타일을 꽤 오래전부터 좋아해왔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심플하다. 왜냐면.. 웃기고 아이러니하지만 가성비가 넘치기 때문에.

 

올드머니룩의 다른 이름은 미니멀룩

다른말로 하자면 심플하고 유행 안하는 미니멀한 기본템 돌려입기 룩이다. 적당히 질 괜찮은 브랜드의 것으로 고르면 10년 입는다. 유행템 살일 없어서 시즌마다 돈 들지도 않는다. 물론 최신 유행을 못 따라가는 것 처럼 보이겠지.. 근데 그게 중요한가..? 물론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강요할 생각 없다. 선택의 영역이니까.

 

오늘의 결론: 클래식 이즈 더 베스트

그러나 더 베스트인건 자기 스타일 찾아서 유행에 너무 자아를 잃지 않는것. 그게 명품 로고 플레이던, Y2K던, 아메카지던, 미니멀이던 그냥 원하는거 입고 살자.

하나의 스타일에 여러 이름이 많이 붙는다. 언어가 아니라 본질을 보자.

 

 

+ 최근엔 더로우(The Row, 올슨자매가 하는 그 브랜드, 요즘 완전 올드머니룩 대표 주자급으로 유행중인 그 브랜드 맞음) 쇼에서 촬영 금지 시킨 사건 가지고 콰이어트 럭셔리 끝판왕인가 얘기 나오는 중.. 너무 재밌다.

https://www.vogue.com/article/the-row-no-social-media-policy-quiet-luxury

 

Is The Row’s No Social Media Policy the Ultimate Act of Quiet Luxury?

If you went to The Row show and didn’t take a video…did you even go?

www.vogu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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